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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부지런한 한국 = 피곤한 한국

by 마즈다 2011.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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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침에 상당히 일찍 출근한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것은 출근 러시아워 때의 번잡함을 견디기 힘들어서가 하나고
이른 아침 아무도 없는 조용한 사무실에서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을 즐기는 것이 둘이다.

나는 보통 아침 6시쯤 지하철을 탄다.
하지만 그 시간에서 왠만한 노선 아니면 앉아서 가기가 힘들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참 부지런하다 ' 라고 생각해 왔는데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최근 유성기업 파업의 주요 쟁점 중 하나가  '주간 연속2교대제 시행'이란다.
기존에는 오전 12시간 오후 12시간의 2교대를 시행하고 있는 상태이고 이것을
자정~오전 8시에는 근무를 하지 않고 그 나머지 시간에 8시간씩 2교대를 하자는 것이란다.

사실 생산직 노동자들의 근무 패턴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12시간씩 2교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는다.

하기사 예전 S 전자 천안 사업장에서 SM 업무를 하고 있을 때도 간혹 전자에서 일하는 어린 노동자들이
근무 시간에 쫓겨 점심 식사 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경우를 보긴 했다.
그 걸 보면서 '아직도 밥 못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네...'하며 코웃음 치고 말았는데...

아침 지하철 풍경은 조금은 스산하다.
피곤에 지친 얼굴들, 불편한 자세로 쪽잠을 자는 사람들, 생각이 멎어버린 듯 무표정한 사람들...

저마다의 사연을 이른 시간에 지하철에 몸을 맡기고 있을 것이다.

포근한 이부자리 대신에 이른 지하철의 불편하기 그지없는 좌석을 선택하여 쪽잠을 자고 있는 이들이
스스로의 선택으로 그러한 것이라면 참으로 부지런한 대한민국이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회사에, 사회에 이 국가에 등떠밀려 어쩔 수 없이 그리 앉아있는 것이라면
대한민국은 이 얼마나 피곤한 나라인가.

다음 5년은 제대로 된 누군가 나와서 이 피곤함을 씻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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