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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

by 마즈다 2017.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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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가 더 편했을 것 같은 느낌…

제목 :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
감독 : 잭 슈나이더
출연 : 헨리 카빌, 벤 애플렉, 갤 가돗
장르 : 액션, 판타지, SF

아무래도 우리 세대에는 DC쪽이 조금 더 친숙한 듯하다.
사실 마블쪽은 스파이더맨이 조금 기억이 오래되었고, “두얼굴의 사나이”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헐크는 사실 그 당시에는 마블의 캐릭터인지도 모르고 본 외화 시리즈다 보니 사실상
매니악한 시청자들이 아닌 나같은 보통의 시청자들에게 있어 마블 캐릭터는 스파이더맨이 거의
유일하다시피 추억에 남아있을 뿐이다.


하지만 DC쪽은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 등이 이미 잘 알려진 캐릭터들이었고 더군다나
“슈퍼특공대”라는 제목으로 이미 저스티스 리그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 공중파를 통해
방영되었다.


어쨌든 내게는 마블의 캐릭터들이 세련된 신세대같은 느낌이라면 DC의 캐릭터들은 점잖은 
신사의 느낌 그것이다.


그래서 이 배트맨 대 슈퍼맨이 더더욱 관심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혹평 속에서도
왠지 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 계속 내 옆구리를 찔러댔고. 미루고 미루다가 쿡TV에서 1000원에
볼 수 있길래 냉큼 봤다. (이거 쓰다보니 맨날 아이패드나 TV로 본 영화를 제대로 봤다고
해야 할지 의문이다…ㅠ.ㅠ)


워낙 평이 안좋아 걱정을 조금 했지만 나에게는 꽤 괜찮은 영화였다.
다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압축해서 보여주려고 했다고나 할까? 


출발은 좋았다. 사실 현실의 많은 사람들이 궁금했을 이야기다. ‘아무리 악당을 잡는다지만
저렇게 다 때려부수면…?’ 하는 생각들…하지만 영화 속에서 배트맨이 슈퍼맨을 증오하게 된
과정과 배트맨이 슈퍼맨을 용서하게 된 과정이 너무 비약이 심한 것은 조금 아쉽다.


그리고 신의 한 수라고까지 일컬어지는 원더우먼…정말 돋보였다.
어렸을 적 본 시리즈물 원더우면에서는 인간들만을 상대하는 내용이다보니 그렇게 강한
캐릭터로 보이지 않았는데 둠스데이와의 전투 장면은 정말 로마의 검투사를 연상시킬
만큼 강렬했다. 배우인 갤 가돗 또한 탁월한 캐스팅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쌩뚱맞게도 이영화를 보면서 내내 미드 “스몰빌”이 떠올랐다.



나에게 있어서 슈퍼맨 하면 떠오르는 캐릭터는 “스몰빌”의 “클라크 켄트”이다. 아니
슈퍼맨과 그 주변 인물들이 모두 스몰빌에 묶여있다. 그 중에 가장 강렬한 캐릭터를 꼽자면
역시나 “렉스 루터”가 아닌가 싶다. 나름 꽤 많은 슈퍼맨 영화를 봤지만 스몰빌의 렉스
루터만이 진정한 렉스 루터로 여겨진다. 마치 다크나이트에서의 조커가 진정한 조커로
보이는 것 처럼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악행도 불사하는 아버지 라이오넬 루터의 지독한 훈육, 아니
학대 속에서도 자신을 지키고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그 고뇌, 클라크 겐트의 선의의 거짓과
은폐를 통해 받는 상처와 배신감, 그에게는 영웅적인 삶은 커녕 정상적인 삶조차 힘든
환경이었다. 스몰빌을 보다보면 그가 빌런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든다.


고뇌라면 클라크 켄트도 그에 못지 않다. 자신의 정체성, 우월한 힘에 따른 책임감 너무도
인간적인 지구인 아버지 조나단 켄트와 신과 같은 존재인 친아버지 조 엘 사이에서의
혼란…


결국 깊은 내면을 너무나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 그리고 단지 정신나간 미치광이로 그려지는
렉스 루터의 행동 등에 대한 불만이 스몰빌을 떠오르게 한 것 같다. 배트맨에 대해서도 역시
같은 불만이다. 이 영화보다 나중에 보게된 영화지만 다크나이트에 견주어도 배트맨의 고뇌는 
관객에게 썩 와닿지 않는 느낌이다.


뭐 어차피 한 순간의 즐거움을 위한 상상력의 산물에 너무 철학적인 기대를 할 것은 아니라
생각하지만 마치 철학적인 이야기를 할 것 같이 하면서 그 표현이 부족하다면 실망을 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아무튼 나같이 DC의 향수가 더 깊은 사람들에게는 평점이 0점이어도 볼만한 영화이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더 나아진 후속 작품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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