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법을 잊은 이들의 함께 걷기…

제목 : 언어의 정원
감독 : 신카이 마코토
출연 : …
장르 : 애니메이션, 드라마

홀로 걷는 사람들


타카오는 등장부터 홀로였다. 수많은 인파 속에 섞여 있으면서도 그는 홀로 걷는다(물론 주인공이니까^^;).
비가 오는 날을 좋아하는 타카오는 비 오는 날 오전에는 수업을 듣지 않고 도심의 정원으로 가 자신의 
꿈인 구두장이가 되기 위해 스케치를 한다. 그러던 어느날 홀로 앉은 유키노를 만난다…


비록 홀로 있기는 하지만 뭔가 외로움과는 다른 느낌이다. 이 전에 본 신카이 마코토의 두 작품인 별의 목소리와
초속 5Cm는 외로움, 그 것도 참을 수 없을만큼 애처로운 외로움이 짖게 묻어났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왠지
그런 외로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심지어는 유키노에게서도…


그리고 그런 느낌은 각자의 미래로 향하는 의지로 결말지어진다.


제목이 주는 느낌


영화를 보면서 왜 ‘언어’의 정원이라고 했을까가 궁금했고 또 원제는 단순히 ‘언어’라는 뜻이 아닌 ‘나뭇잎’을
의미하는 엽(葉)자가 들어있다. 비록 타카오와 유키노 사이에 일본의 고대 시가를 주고 받는 장면이 있지만
이 것만으로 ‘언어’라 하기에는 뭔가 모자란 부분이 있지 않은가 싶었는데…감독인 신카이 마코토는 이런
제목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코토노하'(言の葉) 라고 하면 하나로 이어진 문장, 말이라기보다는 따로 떨어진 개별 단어를 연상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직역하면 말의 잎이 되지요? 따로 떨어진 것이 하나로 모여서 의미를 구성한다는 느낌을 줍니다. 이런 이미지가 이번 이야기에 딱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출처 : http://www.gamefocus.co.kr/print_paper.php?number=25512


그렇게 보고 나니 비오는 날의 정원에서 서로에게 걷는 법을 가르쳐주었던 두 사람의 이야기가 한층 더
다가오는 것 같다.


전작과는 다른 느낌들…


글의 첫머리에도 언급했지만 이전에 본 두 작품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이전 작품들이 과거에 천착하고
인물들 간의 거리가 멀어지는, 그래서 조금은 애절한 느낌이었다면 이 언어의 정원은 홀로 있지만 외롭지
않고 멀리 있지만 마음은 든든한 그런 느낌을 준다. 위 링크의 기사에 따르면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자신이
의식적으로 변화하고자 한 부분은 없지만 관객의 반응을 고려했다고 하는데 사실 일장 일단이 있다.
비록 분위기는 밝아졌지만 가슴 깊은 곳에 닿는 울림은 조금 모자란 느낌이다.


명불허전의 배경 묘사


애초에 신카이 마코토는 세밀한 배경 묘사로 유명하지만 특히나 이 언어의 정원은 그 정점인 듯 싶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내게 인상 깊게 다가온 것은 아름다운 정원, 붐비는 도심, 밝게 빛나는 하늘 이러한 
것들이 아니라 스케치를 하는 타카오의 연필심이 움직이는 모습, 공원 바닥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출렁임,
빗물에 잠긴 비어버린 화분 등 클로즈업 된 사물들이었다. 어찌보면 그 인물들의 깊은 속을 들여다 본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특히나 타카오의 스케치하는 연필 심을 보았을 때는 당장에 연필을 잡고 뭔가를 그리거나
써야 할 것만 같은 충동이 일었다^^;


가볍지만 깔끔하게


마침 러닝타임도 길지 않고해서 가볍게 선택을 하게 되었는데 좋은 선택이었다. 짧은 러닝타임이
조금 허전하기는 하지만 그 내용과 함께 깔끔하게 보기에는 딱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심각하지
않은 뭔가를 찾고 있다면 언어의 정원이 딱 그 자리를 메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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