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착한소비'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자본주의의 지고지순한 덕목에 따르면 사람들은 최소비용으로 최대의 효용을 누리는 것을
생활 방식의 목표로 삼아야 하고 그래서 이제까지 사람들은 '최저가'에 환장을 하며
우후죽순 생겨난 가격비교사이트를 쇼핑의 아지트로 삼게 되었다.

하지만 '최저가'의 함정, 즉 많은 경우 정상적이지 않거나 품질이 낮은 제품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이러한 쇼핑 행태가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세상은 너무나 뻔한 순환 구조로 돌아간다.
노동자들은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업자들이 실어 나르면
소매점은 판매를 하고
소비자는 구매를 한다.
그리고 기업주들은 이렇게 생긴 수익으로
우선 제 배를 불리고
노동자 월급도 좀 주고
사업에 투자도 좀 하고 그런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싼것만 찾는다.
가격은 낮추어야겠는데 마땅히 비용을 절감할 곳이 없다.
결국 원자재도 좀 싼 것으로 써보고 인건비도 좀 줄여보고...
결국 제품의 품질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다면 기업주는 어디선가 사기를 친 것이다.

내가 싸게 물건을 사서 좋다고 방방뛰는 그 순간
누군가는 제 받을 몱을 다 못받고 실의에 차 있을 것이다.

헌데 이 착한 소비 운동이 대체로 생활의 측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아무래도 대체로 소비가 일어는 곳이 가계이고 또 가계의 소비가
사람들에게 더 체감적으로 밀접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 발생항 '서울버스'라는 아이폰 앱을 개발한 유주완군의 사건을 접하고나니
정작 '착한소비'운동이 필요한 것인 IT 분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당장에 문제가 된 '서울버스'를 보자면 이건 뭐 최저가고 나발이고 다 필요없다.
무료니까!
근데 그냥 무료가 아니라 개발자가 사비를 투자하여 사용자들에게 서비스를 해주고 있는
말하자면 사용자가 소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개발자)가 무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불한 것도 없이 받기만하는 서비스에서 광고하나 붙였다고 길길이 날뛰면서 욕을 해대는 사용자들을 보고
참 '최저가'의 독이 심각하게 퍼져있구나 하는 생각에 많이 서글퍼졌다.

같은 관점에서 불법 복제의 문제도 거론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차원에서 갑,을,병,정으로 이어지는 SI 의 먹이 사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치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그 보상이 돌아가느냐 마느냐는 이 바닥의 소비자에게는
머나먼 안드로메다 한귀퉁이에 사는 아메바가 방귀 뀌는 일보다 못하다.
(안드로메다 한 귀퉁이에 아메바가 산다는 공식 주장은 아직 없다...-.-)

날마다 야근에 시달리며 피로에 찌는 몸으로 졸음 코딩을 하는 개발자들은 모두
'최저가'를 고집하는 소비자('갑')에게서 그 문제가 비롯되지 않는가 한다
'갑' 혼자만 그 짓을 하고 앉았으면 다행이겠지만 가장 하부에 있는 무소속의
외톨이 개발자 앞 단계에 있는 모든 구매자들이 다 그러하니 더 큰 문제다.

다 필요없고
그냥 상식선에서 생각하면 된다.
최소한 생산자가 안정적인 상태는 만들어 주어야 그래도 쓸만한 물건이 나올 것이다.
이미 쓸만한 물건 구했으니 생산자가 어찌되건 말건 신경 안쓰는 작태는 참으로 비겁한 행동이다.

이제 먼 아프리카 오지 어디선가 커피따느라 고생하는 어린 소녀에 대해 걱정하는 만큼
여러 악조건 속에서 일하고 있는 IT 개발자를 위해서도 착한 소비 운동좀 벌여달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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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즈다

이미 마흔을 넘어섰지만 아직도 꿈을 좇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꿈에 다가가기 위한 단편들을 하나 둘 씩 모아가고 있지요. 이 곳에 그 단편들이 모일 겁니다...^^

일주일이 끝나갈 무렵
한 주의 지친 몸과 마음을 씻어주려
비가 내리나봅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보이는 어느 사무실에서
미래의 꿈을 그리며
새로운 보금자리에
첫 글을 남깁니다. 

언제 또 디지털의 흐름 속으로
아무도 모르게 잊혀져갈 글일지도 모르지만
오늘 하루의 생각을
이렇게 시작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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