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각종 매체와 SNS를 달구는 소식 중 하나는 반값 등록금 문제이다.
비싼 등록금 문제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사회의 전면에 나타나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 특히나 twitter @koreain님이 주동(?)으로
트위터에서 반값 등록금에 대한 난상토론이 벌어진 것이 공식적이진 않지만
그 도화선이 되지 않았나 추측한다.

그 와중에 한나라당에서 먼저 황우여 원내대표가 반값 등록금이라는 중대 이슈를
수면 위로 띄워버렸다. 의도야 어찌되었건 얼마나 시의 적절한 문제제기였는지
아주 손발이 오그라들 지경이다. 이런 알짜배기 사안을 한나라당에 빼앗긴 민주당 및
기타 진보/야당들은 엄청나게 당황해서 오줌을 지릴 지경일 것이다.

뭐 과정이 어찌되었건 일단 반값 등록금의 깃발은 높이 솟았고
중요한 것은 이 깃발이 멋지게 펄럭이도록 사수하는 일만 남았다.

그런데 뉴스나 트위터를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이 반값 등록금에 대처하는 자세들이
또 제각각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대련'을 중심으로 한 시위 세력이다.
이 것이 슬슬 커져가더니 이제는 연예인과 야권 정치인들을 망라하는
보기에는 꽤 그럴싸한 모양새를 갖추어 나가고 있다.

다음으로는 정치권은 말말말이다..
지들이 말해놓고 지들이 화들짝 놀란 한나라당 내에서의 각종 이견들,
대놓고 지지하자니 아니될 노릇이고 그렇다고 반대도 못하고...마지 못해
한마디 씩 툭툭 던져보는 야당 얼뜨기들...
보면 볼수록 참 정 안가게 생겨먹은 면면들이다.

그리고 트위터상에서 꾸준의 반값 등록금 쟁취를 위해 세를 불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아직은 회원 1600여명에 불과하지만 은근하고 끈덕지게 반값 등록금, 아니
등록금 철폐를 위해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 개진하면서 때를 기다리고 있다.

일단 표면적으로 봤을 때 '한대련'의 시위는 가장 선전 효과가 높기는 하지만
조금 구시대적인 면이 있기도 하고 상당한 위험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행동이다.
게다가 외부 세력들, 특히나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있으면서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은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이렇게 다양한 목적과 이해 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명확한 약속이나 양해 없이
일시적으로 모임을 이루었을 때는 핵심 이슈가 희석되고 다양하고 부수적인 이슈들이
등장을 하게 되며 이러한 문제점을 막기위한 무리수로 최종적으로는 가장 높은 차원의
추상적인 이슈가 중심 위치를 꿰차게 되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한대련'의 시위에 이명박 퇴진의 이슈가 나타나는 것이 그러한 모습이라 보여진다.
막말로 이명박만 아니면 반값 등록금이 저절로 실현되는가?

물론 진짜로 이명박에게 반값 등록금을 실현시킬 생각인 사람은 없을 것이고...

이명박이 물러 난 후 반값 등록금을 실현시켜 줄 누군가는 준비를 해 놓았는지?

그렇게 준비되었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이명박 뒤를 이었을 때 슬그머니 다른 현안에
묻혀 반값 등록금 얘기가 쏙 들어가면 '내가 뽑았으니까...'하고 그냥 이해해줄텐가?

사실 지금의 상황에서 이명박 퇴진을 외치는 것은 좀 웃기는 일이다.
이제 임기도 1년 반 정도밖에 남지도 않았는데...
차라리 진보를 준비하자는 오연호-조국 커플의 이야기가 더 들어줄만하다.

사실은 이제부터가 본론이다.

시위를 많이 참석해보진 않았고 시위를 많이 봐온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렇다.
시위라는 것은 앞서 말했지만 많은 위험 부담을 안고 있다.

첫 째, 시위에도 규모의 경제에 해당하는 법칙이 작용한다. 시위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그 효과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꼴랑 2-300명 아니 2-3000명의 시위도
이제는 '사회의 목소리 중 하나'라는 느낌밖에는 주지 못한다. 적어도 수만명의
규모는 되어야 그 것이 국민의 목소리로 들릴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시위를 통해 규모를 불리려 하는 것은 엄청난 무리수다.

둘 째, 시위는 확실하게 니 편 내 편을 가를 수가 있다. 자칫 함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표현의 방식 차이로 인해 뜻을 달리하게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하다 못해 시위 현장에서 질서 정연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더 심하게는
시위자 중 한 명의 사소한 실수로도 많은 지지세력이 이탈할 수 있는 것이 시위다.

셋 째,  가장 중요한 승리의 문제이다. 물론 시위가 승리를 위한 최후의 수단은 아니다.
(죽자 사자 이겨먹을려고 시위를 하는 것은 시위를 넘어서 혁명을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열심히 시위를 하고서도 목표하는 바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패배감은 무시하지 못할 요소이다.

물론 시위 당사자들은 절대 패배감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그렇기에 시위에 나서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지지 세력이다. 아무도 시위 현장에 나와있는 사람들만이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처럼 사회 구석구석에서
지지와 신뢰의 눈빛을 보내주고 있는 많은 지지 세력이 있는 것이다.
우리의 시위가 성공하지 못할 때 그 들이 겪게될 패배감과 그 연쇄 반응으로 보여지는
냉소적인 태도의 만연은 목표 달성을 위한 이후의 행보에 엄청난 장애로 다가올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시위를 할 때에는 사전에 숙고에 숙고를 거쳐야 하고 준비에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가장 최적의 조건이 되었을 때 일거에 일어서야 하는 것이
시위다.

우리는,  대다수의 국민들은 자본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부패와 부정, 비리,
차별, 업압, 생활고에 둘러 쌓여있다. 이러한 문제들의 원인 또한 켜켜이 쌓여있다.
이러한 다양한 문제들과 또 그보다 더 다양한 문제의 원인들을 일거에 무너뜨릴 수는
없다.

대통령 하나가 바뀐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일거에 해결되지는 않는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만일 혁명을 일으켜 세상을 뒤엎을 요량이 아니라면)
하나 하나의 당면한 이슈에 대해 차근차근 승리해가는 것이다.

전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소수의 군대로 적진에 겹겹이 포위되어있는
상황과 다름없다.

포위되어있는 상태에서 적진의 수장의 목을 딴다는 것은 가능성 극히 낮은
그야말로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이다.

그렇다고 여기 저기 들쑤셔봐야 포위망을 뚫을 수는 없다.

포위망을 뚫기 위해서는?
모든 힘을 한데 모아 오로지 한 곳을 집중 공겨해야 한다.
날카롭게 어린진을 만들어 단 한 곳만을 뚫어야 한다.
('주유소 습격 사건'의 유오성 대사가 생각나는 구절이다....-.-)

그래서!
지금은 '등록금'만 생각해야 한다.
누가 '등록금 반값'을 실현해줄지 생각해야 한다.
누가 '등록금 폐지'를 실현해줄지 생각해야 한다.
지금 가장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이 중차대한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등록금' 한 곳을 노리고 모든 힘을 결집 시켜 한 방에 포위망을 뚫어야 한다.

***
살짜기 운동권을 벗어나 있는 내가 이런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긴 하지만
이런 생각이 나는 걸 어쩌랴. 다만 우리 국민 대다수에게 이익이 될 사안이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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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즈다

이제 반백이 되었지만 아직도 꿈을 좇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꿈에 다가가기 위한 단편들을 하나 둘 씩 모아가고 있지요. 이 곳에 그 단편들이 모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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