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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작성일 : 2011/09/28 08:01 


얼마전 아버지께서 전해들은 얘기를 해주셨다.

무슨 얘긴고 하니...

어떤 사람 자식이(아들인지 딸인지 기억 안남...-.-) 병원에서 일을 하는데
그 아버지가 검진을 받으러 오신거다.

근데 그 아버지가 내심 자식놈이 있으니 남들보다 좀 빨리 검진을 끝내고 돌아갈 수
있겠거니 했는데 이 무심한 자식놈이 순서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야기의 결론은 그 '자식놈'은 '융통성 없는' '고지식한 놈'이라는 것이다.

외국 사람과 지내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우리 나라 사람들은 '융통성'을
엄청 좋아한다. 오죽하면 융통성의 반대편에 '고지식'이라는 어감 안좋은 말을 놓고
대놓고 손가락질 할 정도로 융통성이 없는 사람은 일종의 능력 없는 사람으로까지
치부된다.

융통성...물론 중요하고 좋은 말이다. 좀더 넓은 시각으로 다양한 방법을 찾아 시도해보는 것은
분명 미덕 중에 미덕이다.

하지만...
원칙을 근본에 놓지 않은 융통성은 그저 무질서이고 방종일 뿐이다.

위의 예를 보자.
물론 그저 나이드신 분 '한 분'을 다른 사람들보다 순서를 좀 당겨서 해드리는 것 뿐이라면
그 것으로 된 것이고 또 우리 나라의 부모와 자식의 관계로 보면 응당 그러해야 하는
면도 있다.

하지만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그 아버지의 순서가 앞당겨짐으로써
그 앞에 있던 사람들은 순서가 하나씩 밀려버렸다. 다수의 사람들이 시간을 허비하게
되었고 혹은 그 가운데 급히 병원일을 마치고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질서와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효도의 차원에서 아버지를 먼저
검진 받도록 해드려야 했을까?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고 결국 이러한 마인드가 정치권의 친인척 비리라든가
측근 비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
융통성의 남발이 무서운 것은 위의 예처럼 당장에 몇사람이 피해를 보는 그런 차원이 아니다.
어느 순간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이 당연시 되는 것이 무서운 것이다.

처음에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정도의 융통성이 차츰차츰 커져 결국에는 원칙과 질서를
무시하는 무서운 습관으로 변질되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융통성을 발휘할 때는 그 행위가 원칙과 질서에서 벋어나지 않았는가
한 번 되돌아 볼 일이다.

만일 그 융통성을 발휘함으로 인해 이익을 얻는 이들보다 손해를 받는 이들이 더
많다면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내가 가장 답답한 것은
같은 편이라고 해서 그 잘못을 용서해주는 그런 류의 '융통성'이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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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즈다

이미 마흔을 넘어섰지만 아직도 꿈을 좇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꿈에 다가가기 위한 단편들을 하나 둘 씩 모아가고 있지요. 이 곳에 그 단편들이 모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