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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 다크나이트

by 마즈다 2017.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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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를 숭배하라!

제목 : 다크나이트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 크리천 베일, 히스 레저, 아론 에크하트
장르 : 액션, 스릴러, 판타지


밑도끝도 없이 말하자면…
직전에 본 ‘배트맨 대 슈퍼맨…’보다 재미없게 봤다.
아마도 새벽 시간에 아이패드로 본 터라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영화 자체에 드라마적
요소가 많은 것도 한 몫 한다고 본다.


하지만!
이거 하나는 분명하다. 배트맨=크리스천 베일이요, 조커=히스 레저라는 것!
그리고 이 영화는 뭔가 계속 뒷맛이 남는다. 자꾸 뭔가를 생각해야 할 것 같고 뭔가를 더
봐야 할 것 같은 느낌…


영화를 보고 나서 딱 프로이트의 이드와 자아와 초자아가 생각이 났다.
혹시나 해서 검색을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러한 분석의 글들이 꽤나 많았다.
막나가는 이드 조커, 저의로운 초자아 하비 덴트, 그 사이에 고뇌하는 자아 배트맨…


그런데…
뒷맛에 홀려 계속 생각을 하다보니 뭔가 미묘하게 뒤틀린 듯한 느낌이다.


뭘까?


가만히 보면 이드나 초자아는 보편적인 상황을 가정했을 때 자아로부터 평가를 받고 
선택을 받는 수동적인 존재들이다. 자기의 존재를 드러내려고 애쓰지만 자아에 의해
상황에 맞게 선택되는 존재들인 것이다.


하지만 영화에서 조커는 단 한번도 누군가 자신을 선택해주길 바라지도 않고 또 극 중
누구도 조커를 선택하고자 하지 않는다. 오히려 조커는 다른 누군가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존재다. 즉, 배트맨으로 하여금 레이첼(사랑, 욕망, 이드)과 하비 덴트(법, 정의, 초자아)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고 고담 시민들에게 죄수(일탈, 이드)나 일반 시민(규범, 초자아)를
선택하게 한다.


배트맨도 고담 시민들도, 심지어는 관객조차 조커의 유희에, 조커에 의해 강요된 선택에
옴짝달싹 못하고 묶여버린다. 하지만 무엇을 선택하든 잃는 것이 있다. 배트맨은 연인과
정의를 모두 잃었고 고담 시민들은 비록 목숨은 건졌으나 누군가를 죽이려 했다는 죄책감을
함께 얻었다 (아마도 우리의 삶이 이러하지 않을까 싶다. 흔히 말하듯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


조커는 이 모든 과정을 계획하고 실행하며 지켜보고 조롱한다. ‘과연 너희의 선택이 진정
옳은 것이냐?’라며. 거기에는 그 자체 이외의 어떤 목적도 없다. 스스로 말하듯이 돈도,
권력도 필요치 않다. 다만 선택을 강요당하고 그 선택에 괴로워하는 그래서 마음것
조롱할 수 있는 누군가만 있으면 된다. 그런 면에서 배트맨은 슈퍼 히어로가 아닌 참으로
무기력한 ‘인간’일 수밖에 없다 (아마도 배트맨의 진정한 가치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조커는 이드 따위가 아닌 ‘신’이 되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을 꿰뚫고 있으며, 굳이
그들로부터 숭배받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오로지 인간들을 끊임없이 시험하고 그 시험
안에서 그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음흉하게 즐기는 ‘신’. 그래서 어느 누구도 그를 죽일 수
없다.


때로는 두 척의 배에서처럼 모든 계획이 성공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것이 무슨 대수인가?
조커에게는 그저 ‘어 왜이러지?’하는 짧은 의문이 있을 뿐 깊이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아직도 시험에 들게할 인간들은 많고 끝끝내 인간은 그 고뇌 속에서 살아갈테니…


이제 영화 밖으로 조금 나가보자.
비로소 난 왜 이영화를 말할 때 사람들이 히스 레저을 외치는지 알게 되었다.
누가 또 저런 캐릭터를 연기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대사 한 마디 한 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정말 조커를 위해 태어난 배우라고 할 수밖에 없다. 특히나 마치 
입맛을 다시듯, 하지만 굶주렸다거나 경박하다기보단 뭔가 결핍된 것을 끊임없이
갈구하는 듯한, 그래서 한편으로는 가련하면서 한편으로는 잔혹해 보이는 그 혀 놀림은
그 것이 애드리브인지 설정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두고두고 기억날 것이다.


다시금 말하지만 개인적으로 재미는 없었다.
하지만 뇌리에 깊숙히 박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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