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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

by 마즈다 2017.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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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결국 미래를 향한다.

제목 : 시간을 달리는 소녀
감독 : 호소다 마모루
출연 : …
장르 : 애니메이션, 드라마, 판타지

1. 생기발랄, 상쾌함, 가벼운듯 하지만 속 깊은…


호소다 마모루의 작품은 두 번째이다. 작품 제작 순서와는 반대로 ‘늑대 아이’를 먼저 보았고
이번에 ‘초속 5센티미터’(신카이 마코토)를 본 후 이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보게 되었다.


직전에 본 ‘초속 5센티미터’의 잔잔한 분위기와는 달리 시작부터 통통 튀는 듯한 느낌이
두 작가의 개성을 뚜렷이 보여주는 듯했다.


이 작품은 시종일관 진지하지 않다.
주인공 마코토는 애초에 두 명의 남자 ‘친구’들과 ‘야구’를 즐겨하는 매우 쾌활하고 조금은
대책없는 낙관주의자이다. 마코토의 삶에 ‘진지함’이라고는 없어보인다. 그래서일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엄청난 능력을 얻었음에도 마코토가 그 능력을 사용하는 목적은
사소한 일상의 재구성일 뿐이다. 곤란했던 학교 생활을 되돌리고, 친구의 연애를 돕고,
‘친구와의 불편한 감정’을 없던 일로 하기 위해 돌아가고…


그러던 중 시간을 되돌림으로 해서 누군가는 피해를 입지 않겠냐는 이모의 말을 들은 이후
시간을 되돌린다는 것이 그리 단순하지 않은 일이 되어버린다. 현재의 위기를 모면하고자
과거로 돌아가기는 하지만 그 돌아간 시점에서의 ‘미래’는 역시 뜻대로 되지 않는다.
미래는 ‘미래(未來)’일 뿐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코토는 새로운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과거로 돌아간다. 더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을 때까지. 오로지 미래로 가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다.


2. 호소다 마모루 혹은 신카이 마코토


되돌아보니 두 감독의 작품을 딱 2개씩 보았다. 지난 번 ‘초속 5센티미터’ 감상문을 적을 때도
기억을 못했는데 수년 전 ‘별의 목소리’라는 작품을 DVD로 구매해서 본 적이 있었다. 그 작품이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이었다. 당시에도 그 제작상의 이슈로 궁금증이 일어 구매까지 했었는데…


최근 이 두 감독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 같다. 분명 이들의 작품은 그만한 가치가
있어보인다. 내가 본 4작품 모두 볼 때도 재밌었고 보고난 후에도 여운이 남는 작품들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작품을 되새겨보니 두 감독의 차이가 아주 극명하다. 어찌보면 청춘의 감성을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통해 멋지게 그려낸 점에서 비슷하게도 보이긴 하지만 그 속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감성적으로 표현하자면 호소다 마모루가 졸졸대며 경쾌하게 흐르는 시냇물이라면 신카이 마코토는
조용한 새벽 물안개가 내려앉은 호수같은 느낌, 내면의 의식으로 보자면 호소다 마모루가
‘난 이렇게 하고 말거야!’라면 신카이 마코토는 ‘그 때 이렇게 할 걸…’하는 느낌… 다시말하면

호소루 마모루가 미래를 지향하는 반면 신카이 마코토는 과거에 천착하는 것 같다.


늑대 아이의 하나는 도와줄 사람도 없는데다가 정상적이지 않은 유키와 아메까지 키워야 하는
극한의 상황임에도 희망의 끊을 놓지 않는다. 그리고 유키와 아메도 자신을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그 결정을 증명하기 위해 나아간다. 마치 마코토가 끊임없이 미래를 만들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듯이…


별의 목소리에서 미카코와 노보루는 시간적 공간적 제약으로 서로 상대방의 ‘과거’의 목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그들의 기억속에 남겨진 것은 과거의 그대이다. 그 들은 미래의 목표를 
위해서라기보다는 과거를 극복하기 위해 어른이 되고자 한다. ‘초속 5센티미터’의 타카키 역시
그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과거의 첫사랑 아카리가 자리하고 있다. 타카키를 짝사랑하는 카나에도
심지어는 성인이 된 타카키도 그 흔적을 지울 수 없다.


예술 작품이란 것이 사람의 특별함 감정에 호소하여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두 감독의 작품이 모두 훌륭히 제 몫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호소다 마모루의
미래 지향적인 감각이 더 마음에 든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


3. 편안한 휴식이 필요할 때…


요즘 지하철을 타고다니면서 아이패드로 책을 읽는다. 그러다가 문득 회의가 들었다.
덜컹대는 전철, 흐릿한 조명, 메마른 LCD에 표시된 문자들…이 것이 과연 책을 읽는
것인가? 책을 읽는다는 것이 단지 문자의 해석에 그치는 것이 아닐진대…
조용한 바람에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를 들으며 편안한 흔들의자에 앉아 향긋한 차의
향기를 맡으며 사각거리는 책장을 넘기는 독서를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 두 감독의 작품을 보면서 그러한 느낌을 받았다. 편안한 휴식같은…

(이 작품을 아이패드로 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은 함정…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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