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을 헬조선 답게 만드는 것들


얼마전 인터넷을 보다보니 ‘차이나는 도올’이라는 강좌에서 
투표하지 않는 젊은이(흠…나도 이런 표현을 써야 하는 나이인가?)들은
헬조선이라 부를 자격도 없다는 말을 해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반응은 대략 수긍하는 분위기와 또 한편으로는
앞세대가 싸지른 똥이나 치우고 말하라는 부정적 분위기가 
갈리는 듯하다.


하지만 모자란 내가 볼 때는 이런 분위기 자체가 이미 헬조선을
헬조선 답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바로 핑계 대기, 떠넘기기…유식한 말로 책임 전가…


물론 도올 선생이야 젊은이들에게 신성한 권리이자 현대 사회에서
가장 정상적인(?) 방법으로 변화를 일으킬 수있는 선거에
젊은 세대가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한
말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가뜩이나 좌절, 암울, 포기, 냉소의 음습한 기운으로 가득찬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 다짜고짜 책임을 묻는 것은 그저 그들을
자극하는 것 이상의 효과는 보지 못할 듯하다.



어디의 누가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나?


그렇다고 전세대의 잘못으로 똥밭에 뒹굴게 되었다고 볼멘소리를 내는
젊은 세대를 옹호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런 식으로 책임을 묻기 시작하면 우리는 과연 어디의 누구에게까지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일까?


박통의 군사정변을 막지 못한 세대?
민죽의 아픈 상처인 6.25를 막지 못한 세대?
일제에 의한 경술국치를 막지 못한 세대?


소모적인 당쟁으로 국력을 쇠약하게 만든 세대?


거스르고 거슬러 고조선의 위대한 영광을 지키지 못한 세대에 까지
그 책임을 물어야 하나?


핑계없는 무덤 없고 처녀가 애를 낳아도 할 말은 있는 법
핑계를 대고 책임을 전가하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는 헬조선이라는
뫼비우스의 띠에 올라타게 되는 것이다.


젊은 세대들이 선배 세대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선배세대 역시 똑같이 할 것이다.
선배니까 그러면 안되지 않느냐고?
개뿔 몇십년 먼저 태어났다고 뇌용량이 2배는 아니거든.
오히려 뇌세포가 많이 죽었으면 죽었지…ㅠ.ㅠㅠ


너와 나는 무엇이 그리 다를까?


오래전 중고딩 시절 국사, 사회 과목을 통해 북한과 공산주의에 대해
배우면서 공산주의자들의 아주 비열안 행태에 대해서 배운 적이 있다.


바로 통일전선전술!


지금 기억으로는 이게 최종 목적은 다르지만 특정 시기에 공동의
목적을 위해 힘을 합쳤다가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면 가차없이
함께했던 세력의 뒤통수를 후려치고…뭐 이런 식으로 배웠던 것 같다.


그런데 이 교육을 너무 효과적으로 잘 받아서 그런지 요즘은
이리 저리 흩어지는 것은 많이 보아도 하나로 뭉치는 것은 보기 
힘든 것 같다.


얼핏 봤을 때는 분명 같은 목적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도
뭔가 미묘한 차이로 서로 갈라지고 흩어져 제각각 자기 색깔만을
보여주려 애쓰는 모습이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목적이고 뭐고간에 당장 헬조선의
모든 폐해를 고스란히 입는 것은 개나 소나 도긴개긴이다.
젊은이들이 무기력해서 세상이 변하지 않는다고 일갈하는 
전세대 선배들이나 얼른 싸지른 똥이나 치우라는 후배 세대들이나
결국 헬조선의 불구덩이 속에서 고통받기는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끼리 서로 ‘네가 책임져라’며 아웅다웅해봐야 
남는 것은 헬조선의 장엄(?)한 불꽃일 뿐이다.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하나?


일전에 보수는 검고 진보는 희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내가 강조하고자 했던 것은 진보는 사람들의 통념, 자신들의 신념에 의해
안타깝게도 작은 티끌조차 유난히 커보인다는 문제가 있다.


젊은 세대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중의 하나가 뽑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란다.


하지만 이미 ‘최선’을 선택할 수 없는 시대가 오래전에 도래했다.
우리는 늘 차선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세대이다.
고상한 우리의 미래를 가져올 사람은 그에 걸맞는 고상한 사람이어야 하지만
온통 더러움과 악취로 뒤덮인 세상에서 순백의 고결함을 그대로 지킬 수 있는 존재는
‘신’에 다름 아닐 것이다.


하얀 백지에 그려진 몇 줄의 낙서에 실망을 한대서야
어떻게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까?
차선이라도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다시 도올 선생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선배들이 많은 요구를 한 것도 아니다.
피켓을 들고 거리를 나가라고 하지도 않았고
매일 밤 촛불을 들고 거리로 모이자고 하지도 않았다.
그저 하루, 잠깐의 시간을 내어 도장 2번 찍고 오라는 것이다.
이 것이 가장 쉬우면서 가장 확률이 높은 변화의 시작이다.
세상에 이처럼 경제적이면서 효율적인 행위가 또 있을까?


부디 이러한 점을 헤아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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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즈다

이제 반백이 되었지만 아직도 꿈을 좇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꿈에 다가가기 위한 단편들을 하나 둘 씩 모아가고 있지요. 이 곳에 그 단편들이 모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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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작서일 : 2010/05/20 15:56 


선거 때만 되는 늘 고민스럽다.


찍지 말아야할 후보는 너무도 명확한데
찍어야 할 후보가 너무도 불분명하다.

소수의 극우,극좌를 제외한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중도에서 어느 정도의 좌,우 성향을
가지고 있을 터인데...그리고 그정도의 정치적 견해 차이라면 충분의 의견의 합일을
이루어 낼 수 도 있을 것 같은데...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실이 그렇지 않은데는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정치 성향 비율이 내가 말한 것과 같지 않을 수도 있고.
아니면 사람들의 가지고 있는 정치 성향이라는 것이 타협점을 찾을 수 없을 만큼
견고한 것일 수 도 있고...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정치적 성향'외에 '어떤 이익'이 추가로 붙어 있기에
의견의 합일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 같다.

즉, 정치적으로는 타협이 가능하지만 '어떤 이익'에 대해서는 절대 타협할 수 없다는
그런 태도 아닐까?

이런 전개는 결국 정치인들을 움직이는 것은 '정치적 성향'이 아니라 '어떤 이익'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고 나는 여전히 어떤 후보를 위해 표를 던져야 할 지 난감해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한 때 병좀 던져본 놈으로 그냥 포기하기에는 너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고...
그래서 내 나름대로의 기준을 세워 보았다.

기존 제도권 정당은 사실상 그밥에 그나물...단일화, 연정 다 필요 없다.
절대 그들에게 단 한표도 줄 수 없다.

그렇다면 내 표는 사표(死票)가 되어버릴 것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과거가 차라리 사표를 선택하라고 말하는 듯하다.
나는 김대중 대통령을 뽑았고 노무현 대통령을 선출했다.
하지만 내가 뽑지 않은 이명박 대통령은 이전 두 대통령의 업적을
송두리째 뒤엎어 적어도 민주화에 있어서만큼은 전/노의 시대로 되돌려버렸다.

이러한 당선표가 당최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래서 내 표는 사표가 될지언정 직접적으로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에게로 간다.
물론 그들도 아직은 전적으로 신뢰할 수가 없다. 그들 역시 '어떤 이익'의 작용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고 아직까지는 정권을 잡아 본 적이 없기에 어떤 본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국민들에게 '진보'라는 목소리를 내는 정치 세력이
존재한다는 확고한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은
그 가치가 있고 그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나는 그 곳에 표를 던진다.

선거가 다가올 때마다 나는 두렵다.
내가 세상을 위해, 아니 그렇게 뻥을 치지 말자. 그냥 내 자신과 내 아이들을 위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참여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선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손쉬운 방법 조차 포기하고 싶어질 때마다 나는 너무나 두렵다.

이렇게 혼자 뒤죽박죽 반죽을 하여 만든 가치관일지라도 무언가 기준을 세워놓지
않으면 그 두려움이 현실이 될 것 같아 나는 내 쓰레기 철학을 가지고 선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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