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 5센티미터'에 해당되는 글 2건


시간은 결국 미래를 향한다.

제목 : 시간을 달리는 소녀
감독 : 호소다 마모루
출연 : …
장르 : 애니메이션, 드라마, 판타지

1. 생기발랄, 상쾌함, 가벼운듯 하지만 속 깊은…


호소다 마모루의 작품은 두 번째이다. 작품 제작 순서와는 반대로 ‘늑대 아이’를 먼저 보았고
이번에 ‘초속 5센티미터’(신카이 마코토)를 본 후 이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보게 되었다.


직전에 본 ‘초속 5센티미터’의 잔잔한 분위기와는 달리 시작부터 통통 튀는 듯한 느낌이
두 작가의 개성을 뚜렷이 보여주는 듯했다.


이 작품은 시종일관 진지하지 않다.
주인공 마코토는 애초에 두 명의 남자 ‘친구’들과 ‘야구’를 즐겨하는 매우 쾌활하고 조금은
대책없는 낙관주의자이다. 마코토의 삶에 ‘진지함’이라고는 없어보인다. 그래서일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엄청난 능력을 얻었음에도 마코토가 그 능력을 사용하는 목적은
사소한 일상의 재구성일 뿐이다. 곤란했던 학교 생활을 되돌리고, 친구의 연애를 돕고,
‘친구와의 불편한 감정’을 없던 일로 하기 위해 돌아가고…


그러던 중 시간을 되돌림으로 해서 누군가는 피해를 입지 않겠냐는 이모의 말을 들은 이후
시간을 되돌린다는 것이 그리 단순하지 않은 일이 되어버린다. 현재의 위기를 모면하고자
과거로 돌아가기는 하지만 그 돌아간 시점에서의 ‘미래’는 역시 뜻대로 되지 않는다.
미래는 ‘미래(未來)’일 뿐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코토는 새로운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과거로 돌아간다. 더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을 때까지. 오로지 미래로 가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다.


2. 호소다 마모루 혹은 신카이 마코토


되돌아보니 두 감독의 작품을 딱 2개씩 보았다. 지난 번 ‘초속 5센티미터’ 감상문을 적을 때도
기억을 못했는데 수년 전 ‘별의 목소리’라는 작품을 DVD로 구매해서 본 적이 있었다. 그 작품이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이었다. 당시에도 그 제작상의 이슈로 궁금증이 일어 구매까지 했었는데…


최근 이 두 감독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 같다. 분명 이들의 작품은 그만한 가치가
있어보인다. 내가 본 4작품 모두 볼 때도 재밌었고 보고난 후에도 여운이 남는 작품들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작품을 되새겨보니 두 감독의 차이가 아주 극명하다. 어찌보면 청춘의 감성을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통해 멋지게 그려낸 점에서 비슷하게도 보이긴 하지만 그 속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감성적으로 표현하자면 호소다 마모루가 졸졸대며 경쾌하게 흐르는 시냇물이라면 신카이 마코토는
조용한 새벽 물안개가 내려앉은 호수같은 느낌, 내면의 의식으로 보자면 호소다 마모루가
‘난 이렇게 하고 말거야!’라면 신카이 마코토는 ‘그 때 이렇게 할 걸…’하는 느낌… 다시말하면

호소루 마모루가 미래를 지향하는 반면 신카이 마코토는 과거에 천착하는 것 같다.


늑대 아이의 하나는 도와줄 사람도 없는데다가 정상적이지 않은 유키와 아메까지 키워야 하는
극한의 상황임에도 희망의 끊을 놓지 않는다. 그리고 유키와 아메도 자신을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그 결정을 증명하기 위해 나아간다. 마치 마코토가 끊임없이 미래를 만들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듯이…


별의 목소리에서 미카코와 노보루는 시간적 공간적 제약으로 서로 상대방의 ‘과거’의 목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그들의 기억속에 남겨진 것은 과거의 그대이다. 그 들은 미래의 목표를 
위해서라기보다는 과거를 극복하기 위해 어른이 되고자 한다. ‘초속 5센티미터’의 타카키 역시
그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과거의 첫사랑 아카리가 자리하고 있다. 타카키를 짝사랑하는 카나에도
심지어는 성인이 된 타카키도 그 흔적을 지울 수 없다.


예술 작품이란 것이 사람의 특별함 감정에 호소하여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두 감독의 작품이 모두 훌륭히 제 몫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호소다 마모루의
미래 지향적인 감각이 더 마음에 든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


3. 편안한 휴식이 필요할 때…


요즘 지하철을 타고다니면서 아이패드로 책을 읽는다. 그러다가 문득 회의가 들었다.
덜컹대는 전철, 흐릿한 조명, 메마른 LCD에 표시된 문자들…이 것이 과연 책을 읽는
것인가? 책을 읽는다는 것이 단지 문자의 해석에 그치는 것이 아닐진대…
조용한 바람에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를 들으며 편안한 흔들의자에 앉아 향긋한 차의
향기를 맡으며 사각거리는 책장을 넘기는 독서를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 두 감독의 작품을 보면서 그러한 느낌을 받았다. 편안한 휴식같은…

(이 작품을 아이패드로 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은 함정…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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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즈다

이제 반백이 되었지만 아직도 꿈을 좇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꿈에 다가가기 위한 단편들을 하나 둘 씩 모아가고 있지요. 이 곳에 그 단편들이 모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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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의 추억…짝사랑의 아픔…그리고 그 이면…

제목 : 초속 5센티미터
감독 : 신카이 마코토
출연 : …
장르 : 애니메이션, 드라마

1. 감성의 깨어남…


처음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접했던 것이 대략 고등학교 1학년 무렵이었던 것같다.
처음 본 애니메이션은 아마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가 아니었나 싶지만…기억이 가물
가물 하다.


그리고 열심히 애니메이션을 찾아 봤다. 심지어 대학 입학 후 애니메이션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어(당시는 애니메이션 관련 학과가 공주전문대에만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니던
학교를 자퇴하고 다시 입합을 하려는 계획도 세웠다. 그래서 군 제대 후 천구와 함께 수능
시험을 보기도 했다(94년도 이야기다). 몇 년만에 다시 공부한 것치고는 점수가 꽤 나왔지만
실기 관련 공부도 해본 적이 없고 집에서의 반대도 뻔해서 스스로 포기하고 말았다.


애니메이션에는 다른 세계가 있다. 비록 그것이 황당무계한 SF나 판타지가 아닌 현실의
드라마를 그린 작품일지라도 그 것이 주는 느낌은 드라마나 영화와는 전혀 다르다.
정말 상투적인 표현밖에는 쓸 수 없는데…뭔가 가슴이 떨리는 느낌…그야말로 첫사랑을
하는 느낌…꿈을 꾸는 듯한 느낌…


어찌보면 재미없고 따분한, 때로는 힘든 일상으로부터의 도피를 위해 그렇게 애니메이션을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가 한동안 애니메이션으로부터 멀어졌다. 어른이 되어갔달 수도 있고, 처음 접했을 때의
그 느낌이 더이상 새롭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리고…
초속 5센티미터가 시작하면서 예전의 그 느낌이 깨어나는 것을 알았다.
설명할 수 없는…아련한…내가 동경하는 세계가 시작되는 것 같았다.
타카키의 나즈막한 나레이션은 편안하게 작품에 몰입하게 해주는 자장가이기도 했다.


사랑 자체가 인류에게서 떼어놓을 수 없는, 아니 어쩌면 인류가 지향해야 할 최종 목적지라고도
할 수 있는 가치라면 그 것에 대해 수없이 반복해서 표현을 하더라도 질리거나 식상하지 않다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애니메이션을 처음 접했을 그 당시 보았던 ‘바다가 들린다’의
기억도 여전히 생생하다).


사랑이 최고의 가치라면 우리의 삶또한 그에 귀의할 수밖에 없다.
약속을 하고(목표를 정하고) 그를 위해 차근차근 나아가지만 때론 눈에 막혀 열차가 멈추기도 하고
때론 중요한 무언가를 잃기도 한다. 목표가 아닌 다른 것이 나를 유혹하기도 하고, 목표인 줄 알았다가
아닌 것을 앓고 실망하기도 한다.


신카이 마코토는 사랑의 이야기를 그렸지만 보는 사람은 삶의 이야기를 볼 수도 있다.


무엇이 되었든 간에 잠자고 있던 감성을 깨우기엔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다.


2. 이성의 불편함…


나는 감히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적어도 내 딸이 성차별이 존재하는 사회에서는 살게하고 싶지
않은 부모이다. 그렇게 하려고 애쓰는 탓인지 불필요하게(?) 많은 것들이 눈에 띈다. 이 장은
그런 이야기들이다.


이 이야기에는 한 명의 남자(타카키)와 3명의 여자(아카리, 카나에, 미즈노)가 등장한다
타카키의 첫사랑 아카리, 타카키를 짝사랑하는 카나에, 타카키와 3년을 사귀다 헤어졌으나
타카키를 잊지 못하는 미즈노…


등장 인물 모두가 자기 이야기를 한다. 타카키가 이야기를 하고 아카리가 이야기를 하고 카나에가
이야기를하고 짦지만 미즈노가 이야기를 한다. 안타까운 것은 그 대부분의 이야기가 모두 
타카키를 향한 이야기이다. 물론 타카키가 주인공이다. 이야기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 이상의 불편함들이 있다.


아카리는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헤어진다. 타카키의 생각에 그렇게 헤어진 아카리는 왠지 자기보다
‘더 아파’할 것 같고 ‘외톨이’일 것 같다. 이야기를 듣다보면 남자와 헤어진 여자는 다 그럴 것 같다.
그래서 타카기는 아카리를 지켜주지 못한 것에, 더 위로해주지 못한 것에 마음 아파한다. 아카리에게
위로받고 싶다는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을 것이다.


카나에는 비교적 적극적이다. 비록 진로를 정하지는 못했지만 작은 범위에서나마 자신이 극복할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달성함과 동시에 해야 할 일(사랑 고백)도 있다. 하지만…타카키가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
깨닫고 자기의 할 일을 포기한다. 어째서? 그런 것을 그저 배려라고 하면 되는 것일까? 스스로 정한 일을
왜 그렇게 포기하는 것일까? 카나에게 극복해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기도 하지만 타카키이기도 하다.
남자를 극복해야 한다.


미즈노는 아주 짧게 등장한다. 단역배우처럼. 타카키와 어떤 관계를 가졌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무작정 타카키를 그리워한다. 타카키가 없는 세상은 그녀에게는 작은 자취방의 책상 한켠일 뿐이다.
그녀는 타카키가 첫사랑의 아련함을 간직하는데 필요한 가벼운 양념일 뿐이다.


3. 그리고…


나는 이 작품을 내 가족에게 권하지 않게 될 것 같다.
마치 내 딸이 카나에의 짝사랑을 동경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마치 남자 친구와 헤어지게 되면 자신이 더 아픈 것으로 생각하고, 자신만 외톨이가 된 것처럼
생각하게 될 것 같다.


아름다운 이야기에 굳이 초를 칠 필요는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아름다워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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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즈다

이제 반백이 되었지만 아직도 꿈을 좇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꿈에 다가가기 위한 단편들을 하나 둘 씩 모아가고 있지요. 이 곳에 그 단편들이 모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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