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트1 [자작 콩트] Cigarette Blues 집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나는 편의점을 찾았다. 10여년 전에 끊었던 담배를 사기 위해서. 사실, 참으려면 참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내 스스로에게 내가 얼마나 힘들어하고 있는지 이해한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에게 주는 일종의 위로로써 나는 담배를 사야 했다. 10년, 강산이 변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전엔 내가 어떤 담배를 피웠는지는 확실하게 내 기억 속에서 지워지고 있었나보다. 마치 차곡차곡 쌓인 벽돌 공장의 벽돌들을 보는 것 처럼 가지런히 진열된 담배들은 어느 놈 하나 딱히 스스로를 내세우는 놈이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듯이 누구하나 자신이 얼마나 기쁜지, 슬픈지, 즐거운지, 괴로운지 아니면 그저 무료할 뿐인지 대놓고 자기를 보이지 않는다. 마치 보도블록 위.. 2017. 6. 4.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