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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 곡성

by 마즈다 2016.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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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끼를 덥석 물다…

제목 : 곡성(哭聲)
감독 : 나홍진
출연 : 곽도원, 황정민, 쿠니무라 준 등
장르 : 미스터리, 스릴러


일단 사람들의 얘기와는 달리 그리 무섭다는 느낌은 없는 영화였다.
오히려 곽도원표 어리버리 코믹 연기에 웃음은 많이 터뜨린 것 같다.


이 영화의 느낌은 ‘공포’가 아니라 ‘혼란’이라고 생각한다.
알 수 없는 일들 투성이다.


계속되는 종구(곽도원 분)의 질문처럼 ‘왜 효진(김환희 분)이냐?’는 것도,
흰옷을 입은 여인(천우희 분)은 누구이고 일본인(쿠니무라 준 분)의 목적은 또 무엇인지,
심지어는 마지막에 종구가 흰옷 입은 여인의 말을 들었다면 과연 그 말대로 되었을지 조차 의문이다.


내가 우매한 것인지 감독이 탁월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끝을 볼 때까지 나는 매 순간 생각을 바꾸며
혼란스러워 해야 했고 나름의 시나리오를 짜가며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를 예측해보았으나
결과적으로 나는 ‘미끼를 덮석 삼켜버려쓰야~’


이 영화를 통해 신과 악마를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무신론자인 나는 ‘기회’라는 키워드를 찾았다.
사람들에게는 매 순간 기회가 다가온다. 그 기회를 잡았을 때의 결과가 크던 작던…
문제는 사람들은 그 것이 기회라는 것을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때론 너무도 평범하게 때론 오히려
그 것이 불운인양 찾아온다. 인간의 논리로 그 ‘기회’를 알아채기에는 너무도 훌륭하게 자신을 숨긴다.


결국 종구는 ‘기회’를 잡지 못하여 파국으로 치닫고 마는 것이다.
즉, 악마가 곁에 있건 신이 곁에 있건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기회’를 잡느냐 못잡느냐이다.
애초에 악마가 없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사실 이 영화의 공포는 현실로 돌아왔을 때이다.
알 수 없는 이유로(이유라도 알 수 있다면 덜 할 수도 있다) 나 또는 내 가족이 피해를 입었을 때
운명을 저주하고 신을 원망하는 것 외에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만일 그 피해를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라도 내가 그 기회를 알아 챌 수 있을지?


아마도 최근에 아버지께서 교통사고를 당하시는 바람에 더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 영화의 탁월함은 보는 내내 관객 스스로가 머리 속에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성하도록 만드는데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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