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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작성일 : 2011/07/06 08:35
원래 한국 드라마건 미국 드라마건 일본 드라마건 드라마는 잘 안보는데
우연히 소재가 참신해서 보기 시작했다.
일단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몰입해서 재밌게 본 미드이다.
한 한 1년 반전 로스트룸, 1년 전 스파르타쿠스 이후 세번째 접하는 미드이다.
일단 로스트룸도 그런 면이 있었지만 뭔가 정보를 모으고 그 것을 조합해서 해답을
찾아 나가는 퍼즐형식의 드라마가 내 취향인 것 같다.
간단한 정보는 다음 링크를 참조하시도록...^^;;;
그리고 밋밋하니까 포스터도 한 장...
일단 한 줄 요약 줄거리는
한 날 한시에 전 세계인이 6개월 후의 미래를 보게 되었고 그 원인을 쫗는 FBI의 이야기다.
일단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한 날 한 시에 미래를 보게 되었다는 설정이 참신했다.
단 2분 17초간 6개월 후의 미래를 보게 되었다는 상당히 제한적인 설정이
타임머신류의 시간 여행 이야기와는 전혀 맥을 달리하게 해준다.
또 블랙아웃(미래를 본 순간)을 이용하는 밝혀지지 않은 집단이 블랙아웃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현실을 조작한다는 설정은 어찌보면 나비효과에서 주인공이
현재를 되돌리기 위해 끊임없이 과거로 돌아가 사건을 재구성한다는 점과도 맥이
닿는 부분이 있다.
어찌되었건 플래시포워드는 블랙아웃이라는 매우 위험한 현상을 일으킨 누군가를
쫓는 FBI 주인공의 이야기다.
사실 '미래를 보았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시간과는 크게 관계가 없는 드라마이긴 하지만
이 '미래'라는 요소가 이 드라마를 특징짓는 동시에 흥미를 유발시키는 요소이다.
모든 사건은 그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정보와 그 조합을 통해 인과관계를 도출해내야 한다.
결국 플래시포워드는 그 과정에서 '미래'라는 요소가 하나 더 추가 된 것 뿐이지만
미래를 알게된 사람들의 다양한 행동 양식을 보여줌으로써 극의 재미를 더해준다.
결국에는 죽음(미래를 보지 못한 사람들의 결말)을 맞이하지 않는 사람들 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약간은 다른 모습이지만 자신이 본 미래의 결과에 도달하게 된다.
드라마에서는 심코이의 말을 빌어 이 것을 우주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성질이라고 표현했지만 말만 다를 뿐 일종의 숙명론으로 귀결되는 느낌도 없진 않다.
인간이 겪는 시간이 문제, 즉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는 여정에 대한 철학적인
시비를 걸지 않는 한 아주 재밌게 볼 수 있는 드라마이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마지막화에서 이후의 내용을 암시하는 듯한 2차 블랙아웃의
내용들을 열심히 깔아놨는데 시청률을 이유로 주관 방송사인 ABC로부터 방송
거부를 당해 시즌 2가 안나온다는 말이 들린다.
사실 아쉬운 면이 많긴 하지만 뭐 이정도로도 만족할 만큼 본 것 같다.
로스트룸 때도 드라마에 등장하지 않은 수많은 아티팩트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어 뭔가 아쉬웠는데...
그러고보니 로스트룸과 플래시포워드에 공통점이 하나 있다.
두 드라마의 주인공은 모두 어린 딸을 데리고 있다. 그리고 나도 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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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도 인용한 적이 있지만 난 인간의 미래 예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이 이야기가 떠오른다.
***
옛날에 한 선비가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게 되었다.
이 선비는 문득 자신이 과거에 급제를 할 까 궁금해져 점쟁이 노파를 찾아갔다.
선비의 물음에 점쟁이 노파는 '급제는 커녕 한양 올라가다가 타고가던 나귀가
방귀를 세 번째 뀔 때 넌 죽을거야'라고 말한다.
선비는 불안했지만 과거 공부에 이 이야기를 잊게 되었고 급제날이 다가와 나귀를
타고 출발하게 되었다. 가던 길에 나귀가 방귀를 뀌고 또 뀌어 2 번 째 뀌었을 때
선비는 점쟁이 노파의 말이 떠올랐다. 너무나 불안했던 선비는 세 번 째 방귀를
뀌지 못하게 하면 되겠다 생각하고 커다란 돌멩이를 나귀의 X꼬에 쑤셔 밖았다.
그리고 다시 길을 떠났는데 한참이 지나자 나귀가 갑자기 가다 말다, 몸부림을 치다,
푸르륵거리다 하는 것이었다. 선비는 자신이 한 일을 잊고는 왜그런가 하고
이리 저리 나귀를 살피었다. 나귀가 엉덩이를 씰룩대자 선비는 나귀의 엉덩이쪽으로
가 들여다 보았는데 그 때 나귀가 세 번 째 방귀를 뀌면서 막혀있던 돌멩이가 날아가
선비의 얼굴을 때렸고 결국 선비는 죽게 되었다.
***
사실 예전에는 이 이야기를 하면서 한 두가지 요소만 제어를 하면 다른 결과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었는데 플래시포워드를 보니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느껴진다.
선비의 경우 가장 가깝게는 그냥 노파의 말을 무시하고 갔거나 아니면 과거를 미루었거나
했었더라면 살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사실 이 문제는 과거로부터의 무수히 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왜 하필이면
선비는 '그' 점쟁이를 찾아갔을까? 왜 점쟁이는 선비와 한 마을에 살았을까?
왜 하필이면 선비는 과거를 보려고 했을까? 왜 하필이면 선비의 조상은 그 마을에
정착을 했을까?...
이렇게 수많은 변수들로 존재하는 '과거'는 그래서 그저 결정된 무언가로
남겨져야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역사에 가정은 필요없다'고 말하는 데에는
과거는 되돌릴 수 없다는 의미 외에도 역사에 대한 가정을 시작함과 동시에
엄청나게 많은 변수들에 파묻혀버릴 것이 두렵기 때문은 아닐까...^^;;;?
그리고 이렇게 수많은 변수들이 조합된 결과가 미래인 것이고
그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우리가 변수를 제어할 수 있는 아주 제한된 영역이 바로
현재이다.
어쨌든 결정된 미래와 진행 중인 현재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는 은근히 그 조화가
잘 맞는다.
중요한 것은 일을 가장 확실하게 처리하는 방법은 가능한한 불확정 요소를 배제하고
문제를 단순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슈퍼컴퓨터도 아니고 모든 요소들을 사고에
포함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과거에는 '반성', 현재에는 '노력' 그리고 미래에는
'꿈', 이 세 단어만 있으면 후회없는 삶을 살아가는데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드라마를 보고 난 후 문득 만일 신이 이 세계를 만들었다면 아마도 인간들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좀 더 편하라고 예지 능력을 안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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