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쳤어~ 정말 미쳤어~
사실 올해는 새해가 시작하면 늘상 해오던 한 해의 목표를 세우는 일을 하지 않았다.
엄밀히 이야기 하면 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세부적으로 정하지 않았고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을
뿐이지만…
지금도 내 맥미니 캘린더에는 매일 5개의 학습을 6개의 시간으로 나누어 진행하도록 계획이 잡혀있다.
- 출근 후 패스트 캠퍼스 데이터 분석 강좌
- 점심 시간에 드로잉(그림) 강좌
- 퇴근 무렵 iOS 기반 모바일 학습
- 역시 퇴근 무렵에 머신러닝 학습(책읽기)
- 퇴근 후 운동하면서 드로잉 강좌
- 취침 전 Fusion 360 모델링 연습
하…뭔 생각으로 이런 계획을 잡아놨는지…-.-
내가 백수라도 하루에 이 많은 것을 소화해 내긴 힘들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각각의 내용에 대해 30분 ~ 1시간 내외로 진행한다고 하면 사실 못할 것도 없는 분량이다.
물론 시간 상으로 소화를 한다고 해도 문제는 여전하다. 하루에 서로 다른 성격의 저 많은 것들을 공부한다면
대체 제대로 이해나 할 수 있을 것인지…과연 깊이 있고 실효성 있는 학습이 될 것인지…
그러다보니 어느덧 한 해의 반이 지나가버렸다.
아무튼 올 초에는 내가 아마 약간 미쳤었나보다…ㅠ.ㅠ
선택과 집중…그러나…
앞서 언급한 내용을 보아서 알겠지만 나는 호기심이 무척 강한 성격이다.
매사가 궁금하고 궁금한 것은 해보고 싶고 또 그걸 해보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한다.
문제는 앞선 호기심이 뒤따르는 호기심에 묻혀버린다는 것이다.
열심히 로봇을 만들고 있다가 문득 그림을 그리고 싶어지면 로봇은 아웃 오브 안중이 되어버리고 그
이후부터는 그림에만 신경을 쓴다. 그러다가 다시 모바일 개발 공부를 해야겠다 싶으면 다시 그림
그리기는 고이 곳간으로 처박히고 또 열심히 모바일 개발 공부를 한다…
한마디로 좌판은 잘 벌리는데 물건은 못파는 상인이랄가…ㅠ.ㅠ
늘 이러한 나의 단점을 잘 알고 있고 또 극복하려고 하면서도 제대로 이겨낸 적이 없다.
나이는 점점 먹어가는데 이루어 놓은 것은 없고 해야 할 것은 자꾸만 늘어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선택과 집중 아니던가!
물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그것조차 그리 쉽지는 않다.
무엇을 선택해서 어떻게 집중을 할 것인지는 또 별개의 문제다.
잘못된 선택이 되어도, 혹은 제대로 집중하지 못해도 결과는 이생망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사실 내가 앞에서 무슨 버킷리스트 적어보듯 무지막지하게 하고싶은 것들 늘어놓고 되도 않는 깜냥으로
죽을둥살둥하는 것이 단지 내가 욕심만 앞서는 쭉정이라서가 아니다. 거기에는 나름 나의 빅픽쳐가 있다.
빅픽쳐
그리 오래된 꿈은 아니지만 대략 재작년부터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이 서서히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래 봐야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이라기 보다는 내가 하고싶은 것들을 조합해 놓은 것에 불과하지만.
아무튼 하고싶은 일이 있다는 것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인 만큼 긍정적으로 보고자 한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 딱 3가지가 있다.
- 그림을 그리는 것
순수 미술을 말하는 것은 아니고 웹툰이 되었건 출판 만화가 되었건, 아니면 컨셉아트가 되었건 간에 대중
미술쪽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다.
- 로봇(드론 포함)을 만드는 것
수년 전부터 취미로 해오던 아두이노와 라즈베리파이 등을 이용하여 제대로 된 로봇을 만들어보고 싶다.
- 인공지능 전문가 되가
어찌보면 3가지 중에 가장 가능성이 떨어지는 일일지도 모르겠는데 분명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은 그
가능성이나 앞으로의 전망을 떠나서라도 매력적인 분야임이 틀림 없다. 꼭 한번 도전해보고싶은 분야이다.
그래서 이 3가지를 잘 버무리면 이렇다.
나는 멋진 SF 창작물을 만들 것이고 그 SF 창작물에 등장하는 메카닉들을 아두이노와 라즈베리파이 등을 이용하여 실물로 제작할 것이며 그것들을 AI를 이용하여 구동 시킬 것이다.
이 것이 남은 내 생애에 유일한 꿈이다.
다시 선택과 집중!
목표는 뚜렷한데 능력은 안되고 준비할 것은 많고 하다보니 그동안 좌충우돌 천둥 벌거숭이마냥 어찌할 바를
모르고 나댔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천리길도 한걸음 부터고,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던가, 다시 한번 호흡을 가다듬을 때인 것같다.
그래서 조금 더 차분하되 명확하게 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우선 최종 목표까지 3년을 잡기로 했다(뭐 자기개발 3개년 계획…이런 건가…).
올해는 이미 반이 지나갔지만 6개월 정도면 완성은 못하더라도 기반을 다지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선택한 것은 Kaggle 도전이다.
내가 인공지능 공부를 한다고 깝죽대기 시작한 것이 이 블로그에 인공지능 관련 첫 포스팅을 한 것을 기준으로
삼아도 4년 반이 되었다. 남들은 이 기간 공부를 했으면 다들 박사 학위 한두 개 씩은 땄을 시간이다. 내가
얼마나 깊이 없고 실속 없이 공부를 했는지를 알게 해주는 반증이다.
뭐 지나간 헛짓거리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겨두고 이제부터라도 잘 하면 되지~;;
인공지능을 공부하는데는 그 내용의 어려움도 어려움이지만 실습을 해볼만한 데이터를 구하기도 쉽지만은
않다(어디까지나 초보자의 입장에서…-.-). 그런 면을 생각해보자면 진작에 Kaggle에 도전을 했어야 했다.
한마디로 공부하는 방법과 순서 자체를 잘 몰랐다는 거다…ㅠ.ㅠ
지금에라도 제대로 된 궤도에 올라 타야 겠다.
현재 초보자들 놀이방인 Getting Started 카레고리에 있는 Competition을 하나 진행하고 있고 이게 마무리
되면 제대로 상금이 걸린 Competition에 도전해서 메달권에 들어가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그리고 이 목표는 올 한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최종 목표 도달 시점까지 계속 될 것이다.
그리고 22년도의 목표는 SF 창작물을 하나 완성하는 것~
마지막 3년차인 23년에는 로봇을 만드는 것이 3개년 계획의 큰 그림이다.
여전히 어려운 선택의 문제
하지만 여전히 갈등의 씨앗은 있다.
위에 선택한 3가지 분야가 모두 나에게 익숙한 분야도 아니거니와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에 1도 도움이
안되는 분야들이다.
늘상 앞을 가로막는 장애 중 하나는 ‘이걸 하느니 내 주력 분야인 iOS 개발 역량을 더 키우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니…이런 생각은 장애가 아니라 그야말로 당연하고 현실적이며 합리적인
문제제기일 것이다.
그런데 왜 난 이렇게 현실적이지도 않고 합리적이지도 못한 선택을 자꾸 하는 걸까?
아마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다는 사춘기적 감성이 이제야 발현되고 있나보다.
늘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는 부모님을 위해, 선생님께 잘보이기 위해, 가족을 위해 무언가를 해오던 나에게
지금 이 시간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 아닐까 하는 절박함으로 다가오고 있나보다.
조금은 이기적일지 모르겠으나 그 절박함에 굴복할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오늘의 이 이기적인 행동을 결과로 보상할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다.
* 그래도 하나만 하다가 지루해질까 하여 아침에는 Spring을 다시 찬찬히 보고 있다. 그리고 매일 학습한 내용은
그저 공부한 내용 그대로 옮겨놓는 수준이지만 나의 TIL 블로그에 별도로 정리를 하고 있다.
https://mazdah.github.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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